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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는 불충분한 나라서, 자꾸 무언가로 메꾸려 하였다회복의 여정 2023. 5. 13. 17:50
고등학생 때부터 부모님이 성공만을 강요해서 더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지만 부모님의 강요가 내 어려움의 모든 원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은 불충분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충분한 돌봄과 사랑을 받지 못해서 외롭고 쓸쓸한, 우울한 기분 어린이집을 다니던 유아 때부터 이미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무언가를 애타게 찾았다. 그것은 내 존재를, 내 가치를 증명해 내려는 비장하고 어두운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자꾸 무언가가 되고자 했던 것이다. 고등학생 이후부터는 인간관계 안에서 내가 부적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화롭게 섞이지 못하고 혼자 겉도는, 부유하는 느낌 그래서 그렇게 공부로 증명하려고 유명세로 증명하려고 외모로 증명하려고 거기에 매달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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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기쁨은 존재에 있다.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2023. 5. 8. 18:24
한 군데 가만히 앉아 시속 150킬로미터로 달린다고 해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튼튼해지거나 행복해지거나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아무리 느리게 걸어 다니며 본다 해도 세상에는 사람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늘 더 많은 것이 있다. 빨리 간다고 해서 더 잘 보는 것도 아니다.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다. 사람의 기쁨은 결코 어딘가로 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 존 러스킨, 미국 문학 평론가 책 『빠르게 실패하기』중에서... 존 크럼볼츠, 라이언 바비노(저자), 도연(옮김),『빠르게 실패하기』, 2022, 스노우폭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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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옷을 사지 않았더니(『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고)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2023. 5. 5. 20:55
21년 7월 12일부터 약 2년 동안 '패션(fashion)'을 위해 옷을 사지 않았다. 초등학생 때부터 옷 잘 입는다는 말을 늘 들어왔기에 내게 스타일리쉬함은 자긍심이고 정체성이었다. 원래 좋아하는 스타일이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클래식한 스타일이라 유행을 많이 따르지는 않았지만, 아울렛을 둘러 보다 득템하는게 취미였다. 그동안 가난했기 때문에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백화점 브랜드의 질 좋은 옷을 살 수 있다는 것은 내게 큰 행복이었다. 그러다가 더 이상 '패션(fashion)'을 위해 옷을 사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된 것은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고 나서부터였다. 민음인에서 발행한 20주년 특별 기념판을 직접 사서 읽었는데 주제는 명료했다. 1. 가난한 이들과 중산층은 돈이 생기면 온갖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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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리뷰Ⅰ: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실천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2023. 4. 17. 16:07
2011년 위즈덤하우스에서 발매된 김주환 교수의 『회복탄력성: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의 힘』을 2019년 리커버판으로 읽게 되었다. 전자책으로 읽었기 때문에 프롤로그를 먼저 읽은 후 과감하게 바로 마지막 목차인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읽었다. 그리고 그 실천법을 며칠 수행해보니 더욱 흥미가 가 첫번째 챕터로 돌아가 순차적으로 모두 읽게 되었다. 우선 회복탄력성은 '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사는 힘'이라고 책은 정의한다. 꼭 커다란 역경에 필요한 힘이라기보다는 인생의 수많은 스트레스와 고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마음의 근육이다. 다행히도 이 마음 근력은 후천적인 훈련으로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회복탄력성의 중요성과 이를 이루는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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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디즈니 vs 지브리 애니메이션 첼로 페스티벌 후기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2023. 4. 9. 23:54
공연예술을 즐기고 싶어 티켓을 알아보다 디즈니와 스튜디오 지브리 음악을 선별해 10명의 첼리스트가 연주하는 첼로 앙상블 공연을 발견하게 되었다. 2023년 4월 9일 오후3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되는 애니메이션 첼로 페스티벌 디즈니 vs 지브리 크게 부담되지 않는 관람료로 평소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선뜻 예매하게 되었다. 이후에 YouTube에 21년 공연 영상이 일부 게시되어있어 듣고는 그다지 기대가 되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촬영된 video와 실제 공연은 다를 것이다 라고 하여 그 말을 믿고 기다려서 오늘 드디어 관람하게 되었다. 역시 연주는 촬영된 것과 실제 현장에서 듣는 것이 달랐다. 정말 오랜만에 듣는 음악 공연에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이 곡들 중 나를 가장 설레게 한 음악은 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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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의 위로 - Queen의 Champion회복의 여정 2023. 3. 28. 23:24
오늘 일을 하다가 점심시간에 잠깐 책 『회복탄력성』을 읽었다. 나의 회복탄력성을 점검해보는 설문을 해봤는데 생활만족도가 유독 낮았다. 생활만족도에 해당되는 지문은 다음과 같았다. 내 삶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에 가깝다. 내 인생의 여러가지 조건들은 만족스럽다. 나는 내 삶에 만족한다. 나는 내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은 다 갖고 있다. 김주환, 『회복탄력성』, 위즈덤하우스(2019). 요즘 하는 일에 대한 오랜 회의감 때문에 삶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많이 소진된 상태로 겨우 버티고 있는데, 최근에 한시적으로 업무량이 급격히 늘어난 상태라 오늘은 왜 사람들이 자해하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책도 읽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가만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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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벗어나기(부정적 신체 이미지 극복)회복의 여정 2023. 3. 26. 17:58
나는 매일 나를 단장해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160cm이 조금 안 되는 키로 얼굴이 작지 않아 비율이 뛰어나지 않다. 그래서 늘 5cm 정도의 굽 있는 구두를 즐겨 신는다. 마른 것이 장점이라 몸의 라인을 드러내기 위해 핏 되는 옷을 주로 입는다. 그래서 살이 좀 찌면 옷이 불편해지고 입기 힘들어진다. 한동안은 매일 고데기를 하기 위해 전날에 꼭 머리를 감고 자곤 했다. 쉽지 않다.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유지하고 있어도 키가 크든 가슴이 크든 아름다운 몸매의 여성을 보면 많이 부럽고 위축이 된다. 그냥 늘 내 외모에 대한 불만족이 있다. 연애를 하면서 내 외모가 내 애인의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안 그래도 없는 자신감이 더 떨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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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에 대한 집착…오은영의 금쪽상담소를 보며 해답을 찾다회복의 여정 2023. 3. 19. 23:56
넷플릭스, 유튜브 등 전세계적으로 영상 콘텐츠가 범람하는 가운데, 영상과는 아주 거리가 먼 내가 유일하게 가끔 챙겨보는 프로가 있다. 바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이다. 넷플릭스에서 회차 목록을 주욱 보고 흥미로운 사연이 있으면 한 편씩 보고는 한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데 있어서, 삶을 편안하게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이번에는 특별히 내가 고민하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던 회차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는 중고등학생 때 학교에서 공부 잘 하기로 유명했다. 원했던 대학교는 아니지만 적당히 명문대를 다니면서 대학생 때까지는 그 권위(?)를 가까스로 지켰다. 그런데 현재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면서 세상으로부터 전과 같은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전문직을 꿈꿨으나 어..